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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파수꾼] '무의식적 안전 행동'이 되려면

 

[안전파수꾼] '무의식적 안전 행동'이 되려면

'무의식적 안전 행동'이 되려면

운전자의 자세를 관찰해보면 참 다양하다. 공통점은 대부분 한 손으로 핸들을 조작하는 것이다. 때론 그것조차 번거로워 뭉툭한 손잡
이를 핸들에 부착하여 휘휘 핸들을 쉽게 돌린다. 옷소매에 걸리거나 놓치는 경우 사고를 유발하곤 해, 미국에서는 '과부 손잡이'라 부르는운전 편의 도구다. 필자는 운전할 때 습관적으로 핸들을 두 손으로 잡는다. 핸들 중앙부 수평선보다 약간 위쪽의 좌우 대칭점에 양손을 올려서 핸들을 잡는다. 종종 동승자로부터 “초보처럼 어색하게 운전한다"는 말을 듣는데 정작나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바로 습관이다.


회사에서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안전운전에서 그렇게 배웠다. 한 손으로 운전하면 자동차가 움푹 팬 곳을 지나면서 외부에서 충격이 가
해질 때 쉽게 핸들을 놓칠 수 있어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 얼마전에 다섯 명이 한 차에 타게 되었다. 뒷좌석 가운데 자리에 끼인 채 손으로 더듬더듬 안전벨트를 찾고 있었다. “비좁은 곳에서 왜 불편하게 수고하냐?"는 타박이 동시에 들어왔다.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 시 사망확률은 5배나 더 높다. 자동차 전좌석에서의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가 모든 도로에 확대된 지 벌써 5년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알면서도 안전벨트 착용을 회피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사람들은 하루에 3만5천여 번의 결정을 하게 된다. 그중 90~95%의 행동은 자동적이고 직관적으로 행해진다. 만약 1% 정도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이라면 하루에 약 350번 정도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셈이다. 하루 중 실제 활동하는 시간을 16시간으로 가정하면 매3분마다 위험을 감수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콧 겔러는 인간의 불안전 한행동을 안전한 행동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인간 본성과의 싸움'이라 했다. 그리고 인간의 행동을 '무의식적' 불안전행동, '의식적' 불안전행동, '의식적' 안전 행동, 그리고 '무의식적 안전 행동 등 4가지 영역으로 구분했다.

 

먼저, 무의식적으로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사람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불안전 행동을 의식적으로 하는 단계로 변화한다. 몰라서 무의
식적으로 불안전한 행동을 하던 사람이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갖은 이유로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단계로 넘어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불안전한 행동을 할 때마다 왜 안전하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가치와 의미를 반복적으로 일깨워주면서 의식적으로 안전하게 행동하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의식적으로 안전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칭찬과 격려를 통해 습관으로 만들면, 특정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여 안전하게 행동하게 된다. 운전석에 앉게 되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두 손으로 핸들을 잡는 것이 좋은 사례다. 이렇게 겔러의 이론을 통해 인간이 매 3분꼴로 하고 있다는 위험한 결정도 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안전하게 행동하도록 변화
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간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사업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안전보건 관계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사업주 관점에서 반기마다 확인하는 노력을 하고있다. 하지만 이 법의 궁극적 목적이 중대재해예방인 만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요구하는 안전조치나 보건조치가 설비적, 관리적으로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안전하게 행동하는지 등 본질적 안전보건활동의 실효성 점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


사업장의 설비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안전프로그램 실행이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인간존중의 실천이라면, '근로의 본질은 안전'이 되어야한다. 근로자는 자신을 위해 안전하게 작업할 의무가 있고, 이는 권리이기도 하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사업장구성원들의 의식적 안전 행동을 강화하면서 더 나아가 무의식적으로도 안전하게 작업하는 수준으로 조직문화를 변화시켜야한다. 이는 사업주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그저 명목상의 법으로 바라보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준환
DuPont Global Manufacturing SHE - Asia Pacific Region
듀폰코리아(주) 이사 / 전기안전기술사 / 산업안전지도사
최준환 울산과학대학교 겸임교수/ 기술사·듀폰산업안전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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