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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소식/전문가 기고

[안전파수꾼] 공정의 안전관리, 결과아닌 과정으로

 

울산제일일보 2020년 6월 9일 (화)


최근 국내외 공장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크고 작은 화재,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인해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는  같다. 새삼 공정안전관리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공정안전관리는 화재와 폭발 등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화학공장에서만 적용하는 시스템이라는 인식이 높다. 설령 모든 유형의 공장에 적용할  있다고 이해하더라도 여전히 공정안전관리시스템은 덩치가 커서 복잡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연장선에서, 경영진의 공정안전에 대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중, 장기 접근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단기간에 개선을 할 수 있는 단편적인 제도 보완에 더 노력을 하고 있어 보인다.            

                       

1900년대부터 화학산업을 선도했던 회사들은 오랜 기간의 자체 경험에 기반하여 지속적으로 공정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과 적용방법 등을 개별적으로 구축이 해왔었다. 1700년대 후반의 산업혁명기 이후 최악의 산업재해로 평가되는 가스누출사고가 1984년 인도 보팔 지역의 유니온카바이드 공장에서 발생하였다. 이를 계기로 공정안전에 관한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됨으로써 많은 국가에서 서둘러 산업계 공정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항목을 법으로 규제를 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듀폰을 비롯한 여러 회사에서 실행 중인 공정안전 관련 절차와 제도들을 14개 분야로 정리하여 1992년 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 공정안전관리체계(Process Safety Management)로 법제화하였다. 한국은 미국 OSHA의 PSM 체계를 기본으로 3년여간의 논의를 통해 12개 분야로 재정리하고서, 1995년에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에 공정안전관리 보고서의 작성  제출을 추가함으로써 공정안전관리(PSM)에 관한 기본 틀로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공정안전관리가 화재, 폭발과 같은 위험성을 갖는 공정에 적합한 제도라서 일반 공장에까지 확대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인식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사업장의 업종  규모, 특성에 따라 공정설비를 설치, 이전하거나 또는  주요 구조부분을 변경할 때, 내재된 유해 위험성에 의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사전에 위험성평가를 통해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또는 ‘공정안전보고서’를 작성하도록 구분하여 운영한다. 여기에서 공정안전보고서 적용대상의 위험물질의 누출, 화재, 폭발과 같은 용어에 압도된 탓으로 보인다.  공정안전관리 (PSM)의 대상을 위험관리 수단으로써 절차화 된  ‘공정안전보고서’의  적용대상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듀폰에서 정의하는 공정안전관리(PSM)는  두 가지를 통합한 개념으로서 “제조공정 또는 화학공정에서의 공정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본질을 이해하여 적절하게 제어함으로써 공정에 관련된 상해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적용하는 관리제도와 제어수단들”로 정의하고 있다.  위험요인들을 제어하기 위한 관리절차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정안전관리(PSM)는 다양하게 소개된 조직 관리체계 중 하나일 뿐이다. 모든 회사들이 각자의 조직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이 보편화된 관리체계인 ISO 9000, ISO 14000, 그리고 KOSHAS18000과 최근의 ISO45000까지 모두가 보는 관점이 조금씩 다를 뿐 회사의 전반적인 조직운영체계라는 관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PSM 은  모든 공장을 대상으로 공정의 안전 (Process Safety)에 초점을 맞춘 관리체계의  형태일 뿐이다.

 

 년 전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수단으로써 휴먼에러 (Human Error)’가 한동안 유행한 적이 있었다. 많은 회사들이 ‘휴먼에러’ 요소를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측면으로 접근하여 작업현장에서의 불안전한 행동을 통제함으로써 안전성과를 높이고자 하였다. 물론 ‘휴먼에러’를 유발할  있는 요인을 체계적으로 개선해간다면 분명 성과도 있으리. 하지만 공정안전관리의 구조를 조금  깊게 이해했다면  ‘휴먼에러’를 안전성과를 높일  있는 독립적인 수단으로 접근했겠는가.  국내 공정안전관리체계에서  12개 요소중 하나인 ‘공정위험성평가’는 작업공정의 위험요인을 찾아내서  위험성을 분석, 평가하여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을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절차이다. 이렇게 유해 위험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휴먼팩터 (Human Factor) 항목이 있는데 휴먼에러(Human Error)는 여기에서 다뤄지는 주제일 뿐이다. 12개 공정안전관리 요소중  다른 하나인  ‘안전운전지침과 절차’도  ‘공정위험성평가’을 통해 도출된 내용을 절차서에 반영하는 형식이 된다. 따라서 ‘휴먼에러’에 기인하는 산업재해를 최소화하려고 했다면 먼저 기존 ‘공정안전보고서’ 중 ‘공정위험성평가’ 자료의 적절성을 재검토하면서 ‘휴먼에러’ 요소가 제대로 고려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 타당해 보인다.  과정에서 도출된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을 정보기술(IT) 요소로 해소할  있는지 기술적 요소와 현장 적합성을 검토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안전분야에서 활동하면서 공장장 또는 회사 측 대표들과  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올해 안전분야의 업무목표는 공정안전관리 P등급을 받는 것입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책임자로서 안전에 대한 의지를 그렇게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외부기관의 심사결과로써의 P등급 인증이 목표가 된다면, 지속성 있는 체계적인 개선보다는 평가에 도움이 되는 단기적, 일시적인 대응이 주가 되기 쉽다. 안전성과는 안전관리체계를 실천하는 다양한 안전프로그램이 의도한 대로 운영될 때 안정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즉 관리체계로써 공정안전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과정에 관심을 높여야 지속성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6월

 

최준환
DuPont Global Manufacturing SHE - Asia Pacific Region
듀폰코리아(주) 이사 / 전기안전기술사 / 산업안전지도사
010-8559-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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